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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처럼 빛나는 한국 미술의 순간들 – 북서울미술관 ‘그림이라는 별세계’ 전시 후기
    노는날 2025. 5. 16. 10:39
    별처럼 빛나는 한국 미술의 순간들 – 북서울미술관 ‘그림이라는 별세계’ 전시 후기
    조용히 다녀온, 한국 미술의 별들 사이 산책


    며칠 전, 오전 시간을 살짝 비워 북서울미술관을 찾았어요.
    요즘 ‘이건희 컬렉션’이란 이름이 전시회마다 회자되곤 하는데,
    이번엔 ‘그림이라는 별세계’라는 감성적인 타이틀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여덟 분의 작품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기회더라고요.


    전시 정보 요약

    • 제목: 그림이라는 별세계: 이건희 컬렉션과 함께
    • 기간: 2025년 4월 30일 ~ 7월 20일
    • 위치: 북서울미술관 (서울 노원구 꿈의숲)
    • 입장료: 무료
    • 관람 가능 시간: 오전 10시 ~ 저녁 8시 (월요일 휴관)

    평일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많지 않아 조용히 혼자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기 좋았습니다.
    전시장 내부는 전체적으로 차분한 조도와 동선이 인상적이었고,
    작가별 전시 구역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었어요.

    참여 작가 및 작품 감상 메모


    이번 전시는 강요배, 곽인식, 권옥영, 김봉태, 방혜자, 유영국, 이인성, 하인두 작가님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각 작가별로 별도의 공간이 주어져 있어, 각기 다른 세계를 하나하나 탐험하는 느낌이었어요.

    1. 강요배

    강요배 작가님은 한국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역사의 깊은 층을 파고들며 인간의 삶을 직시하는 시선이 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고,
    특히 제주와 관련된 그림에서는 작가의 진정성이 진하게 느껴졌답니다.
    화려함보다는 묵직한 무게감이 오래 남는 그림들이었어요.

    2. 곽인식

    곽인식 작가님의 작품에서는 예술과 재료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묘한 매력이 있었어요.
    점토, 금속, 유리처럼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작업들은 마치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예술 같았고,
    직선과 점, 흙의 질감이 어우러진 작품은 미술관보다는 공예 전시장에 온 듯한 느낌도 줬어요.
    무언가를 ‘정확히 이해한다’기보다는 그 재료에서 오는 에너지를 느끼는 감상이랄까요?

    3. 권옥영

    권옥영 작가님은 자연에 깃든 생명의 미묘한 떨림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분이셨어요.
    한지 위에 먹과 채색으로 그려진 식물 도상은,
    붓질 하나하나에서 조용하고 정제된 감정이 묻어났어요.
    특히 식물의 결이나 생명의 흐름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고도 차분했어요.

    4. 김봉태

    김봉태 작가님의 그림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은근하게 어우러져 있었어요.
    옛 풍경 속 정취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듯한 그림들.
    잔잔한 색감, 비워낸 공간, 고요한 나무와 건물들 속에서
    묵묵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선명하게 튀는 그림은 아니었지만, 오래 바라볼수록 정이 가는 작품들이었답니다.

    5. 방혜자

    개인적으로 가장 감성적으로 와닿았던 작가님이에요.
    방혜자 작가님은 빛, 시간, 에너지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색과 선으로 표현하는 분인데요,
    황금빛이 감도는 보랏빛 추상화는 마치 명상하는 공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주었어요.
    한참을 멈춰 서서 천천히 그림을 음미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어요.

    6. 유영국

    유영국 작가님은 자연을 아주 단순화된 형태와 색으로 재해석한 작업이 많았어요.
    멀리서 볼 땐 산과 들을 형상화한 것 같다가도,
    가까이서 보면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와요.
    파랑, 초록, 주황 같은 원색 계열이 시원시원하게 펼쳐져 있어서
    하루의 기분을 환기시키기에도 참 좋았답니다.

    7. 이인성

    서정적인 풍경화로 유명한 이인성 작가님의 작품에서는
    어딘가 향수가 깃든 따뜻한 정서가 느껴졌어요.
    붓질 하나하나에 정갈함이 묻어나고, 색조가 은은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오래된 엽서를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섹션이었어요.

    8. 하인두

    하인두 작가님은 자연의 요소와 인간의 감정을 부드럽게 연결한 회화들이 인상 깊었어요.
    달, 나무, 연꽃처럼 일상적인 자연을 통해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 많았고,
    색감도 온화해서 어린아이와 함께 봐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따뜻한 그림들이었어요.

    전시 분위기와 동선


    전시 공간은 층별로 테마가 나뉘어 구성되어 있었고,
    작품에 따라 조명과 벽면 색도 섬세하게 달라지는 게 느껴졌어요.
    작품이 너무 많지 않아서 부담 없이 한 작품 한 작품을 오래 감상할 수 있었고,
    작가별 섹션마다 주제 설명과 대표 작품 설명도 함께 제공되어
    그림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전시 관람 팁 & 참고사항


    • 아이 동반도 좋아요
    전시 자체가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라 어린 자녀와 함께 둘러봐도 좋고,
    관람 후 바로 옆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산책하기도 좋은 위치에 있어요.

    관람 후 감상


    이번 전시는 ‘별세계’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잘 어울렸어요.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세계가 분명하게 존재했고,
    그 사이를 산책하듯 조용히 걸으며 그림을 바라보는 시간이 참 귀하게 느껴졌어요.

    거창한 예술 지식이 없어도,
    그림 앞에서 감정을 느끼고, 잠시 멈추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전시였답니다.
    무료 전시라서 더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경험하셨으면 좋겠고요.
    마음이 복잡한 날, 그림 한 점으로 위로받고 싶다면 이 전시,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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